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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소설) 암캐 뽀미의 일상 4

애완견뽀미 애완견뽀미
1956 14 4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단 말이지.”

 

뭐가.”

 

혼잣말로 중얼거린 말에 지훈이가 묻는다.

내가 보고 있는 건 일주일 전 날아온 문자

 

[22학번 김주호 학우는 241학기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뜬금없이 학과 조교에게 날아온 문자.

일반적으로 교내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나 행사는

학과 조교를 통해 과대에게 전달되고,

과대는 해당 학년 학우들에게 통보한다.

 

하지만 아무런 예고도 없이 학우 한명이

교환학생 프로그램 탓에 빠지게 된 적은 없었다.

차리리 갑작스러게 휴학으로 하거나 자퇴를 하는 경우는 왕왕 있어도 말이다.

게다가...

 

지훈이 너도 알잖아 나 계속 교환학생 프로그램 준비하고 있었다는 거

근데 아무런 공지도 없었는데 이렇게 공석이 채워지는 게 말이 돼?”

 

네가 못 본 프로그램이 있었겠지. 다른 학교나 타 기관에서 진행하는 것도 있잖아.”

 

주호 걔가 그런 것 까지 조사해서 참여한다고?”

 

현우 너 걔한테 원래 그렇게 관심이 많았냐? 걔 그냥 자발적 아싸잖아

과 생활도 전혀 안 하고 지가 알아서 찾아갔겠지.”

 

계속되는 의문에 지훈이가 얼굴을 내밀고 내게 말한다.

쓸데없이 미형인 얼굴에 단발에 가깝게 머리를 기르고 중성적인 목소리를

지닌 이 녀석, 다른 과 여학생까지 몰고 다닐 정도로 인기가 많은 주제에

여친은 만들지 않는 재수 없는 녀석이다.

 

그런 녀석이 나를 향해 고개를 내밀고 흥미롭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묻자 당황한 나는 녀석을 밀치며 말했다.

 

뭔 관심이야. 얘가 복학하고 과 생활도 잘못하고 그러니까 챙겨주려고 그러는 거지.”

 

발끈하는 내 모습에 지훈이가 재밌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그게 관심이 아니면 뭔데?”

 

“.......”

 

그럼 한번 알아보시던지.”

 

“?”

 

가방을 챙기며 강의실을 나서는 지훈

 

왜 전공 교재 배부한다고 전화번호랑 자취방 주소 받아놨잖아.

전화를 해보시던가, 아니면 직접 찾아 가 보시던가.”

 

“.......”

 

근데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 유학을 가건 자퇴를 하건

자기 마음 아니야?”

 

교재 배부 주소록...!’

 

지훈이가 뭐라고 하든 이미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주호에게 전화는 이미 오전에 했었다.(물론 받지 않았다.)

하지만 잊고 있었다. 얼마 전 교재 배부를 위해 받아놓은 주호의 주소...!

 

나는 서둘러 강의실을 나왔다.

 

 

--------------

 

배변 패드에 배변을 치우지 않은 게

처음엔 무슨 의미인지 짐작도 할 수 없었어요.

 

그저 배변을 치우지 않아서 생길 수 있는 불편들,

일단 냄새 문제와 공간에 대해 신경 쓸게 늘어난다는 거였어요.

 

하지만 냄새는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고

쌓여있는 배변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얼마든지 닿지 않을 수 있는 거였어요.

 

하지만 단순히 이렇게 배변이 쌓이는 게

주인님의 의도는 아니었을 거란 생각은 들었지만

그 의도를 저로선 짐작조차 할 수 없었어요.

오늘이 오기 전까진 말이에요.

 

끼익-

 

문을 열고 들어온 메이드는 여느 때처럼

밥그릇에 밥을 채워주고 제 몸에 물을 뿌려

씻겨줘요. 그리고 평소처럼 돌아가나 싶었지만

메이드는 돌아가지 않고 품에서 숟가락을 꺼냈어요.

 

 

숟가락을 꺼내든 메이드는 배변 패드에 제 대변을 한 숟가락

퍼서 제 밥그릇에 개밥에 비비기 시작했어요.

그제야 전 배변 패드 위의 배변을 남겨 놓은 이유를 알았어요.

 

개 사료를 처음 먹었을 때가 생각이나요.

난생 처음 먹은 개 사료의 맛은 끔찍했어요.

나무 껍질을 씹어먹는 듯한 딱딱하고 퍼석한 식감에

물 없인 도저히 못넘길 정도로 건조한 사료...

 

부패한 고기를 씹는 듯한 끔찍한 맛과

상한 오징어를 말린 냄새와 비슷한 역한 냄새

 

그리고 그 맛과 냄새는 먹은 후에도 오랫동안 입안에

남아 저를 괴롭혔어요.

 

평소라면 입에 대지도, 목에 넘기지도 못할 맛이었지만

유일하게 주어진 식사이기에 저는 먹을 수 밖에 없었고

이제는 제법 익숙해졌어요.

 

하지만 익숙해졌을 뿐,

무맛에 가까운 개사료의 맛이 좋아 졌다는 건 아니었어요.

그리고 이젠 개 사료에 저의 대변이 비벼져 있어요.

개 사료를 먹고 배출한 저의 대변이요.

 

저는 변이 묻은 사료를 먹기 시작해요.

변에선 역하고 불쾌한 쓴맛과 지독한 냄새가 나요.

 

하지만 저는 멈추지 않고 먹어요.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해야만 한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제가 밥그릇을 비우자

그 모습을 지켜보던 메이드는

손을 내밀어 제 얼굴을 쓰다듬어요.

 

끼잉...”

 

메이드의 손길에 저도 모르게 신음이 새어 나와요.

사람의 온기를 느껴본 게 얼마만일까요?

철창 안에 갇혀 얼마나 시간이 흐른지도 모른 채

매일 배급되는 밥을 받으며 아무 생각도, 자극도 받지 못한 채

지내 왔어요,

 

사람의 말을 듣기는커녕 철창의 높이가 너무 낮은 탓에

메이드의 얼굴조차 보지 못했어요,

 

그런 와중에 메이드의 따스한 손길, 사람의 온기가 몸에

닿자마자 저는 너무 좋은 나머지 이 순간이 계속됐으면 하는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차요.

 

무심코 저는 메이드의 얼굴을 향해 고개를 들어요,

낮은 철창 탓에 얼굴을 보이지 않지만

순간적으로 중얼거리는 메이드의 하관이 보여요.

 

주호...’

 

“...?”

 

메이드가 희미하게 제 이름을 중얼거리는 걸 봐요,

무슨 이유에서 일까요?

메이드가 제 이름을 아는 건 이상하지 않아요.

하지만 제 얼굴을 만지고 제 이름을 중얼거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메이드가 나가려 하자 저는 순간적으로 메이드의 다리를 살펴요.

발목에 나있는 조그만 흉터...

매일 다른 메이드가 들어온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고

지금 들어온 메이드 또한 얼마전부터 들어오기 시작한 메이드였어요,

 

저 메이드가 제 이름을 속삭이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게 다른 감정을 느끼고 있는 걸까요?

 

----------------

 

그 후의 일상은 변한게 없어요.

밥그릇과 물그릇은 일정한 주기로 항상 채워지고

저는 몸을 씻고 주사를 맞아요,

배변패드의 배변은 점점 밥그릇에 비벼지는 양이 늘어나더니

이제는 하루치 대변을 대부분 비벼요.

 

끼익

 

오늘도 메이드가 제 밥을 챙겨 주기 위해 들어와요.

하지만 왜일까요. 오늘의 메이드는 뭔가 이상해요.

 

스윽

 

밥그릇을 채운 메이드가 자리에서 일어나요,

뭔가 허전함을 느낀 저는 밥그릇을 쳐다봐요.

 

멍멍 왈왈왈!”

 

이상함을 눈치 챈 저는 메이드를 향해 짖어요.

오늘은 왜 대변을 밥에 비비지 않은 걸까요?

 

왜 전 대변을 비비지 않은 메이드를 향해 짖는 걸까요?

 

왜 전 대변을 제가 옮겨서 비빌 수 있음에도 메이드를 짖어서 부르는 걸까요?

 

메이드가 오늘따라 이상한 걸까요? 아니면 제가 정상이 아닌 걸까요?

 

아니 뽀미()는 이상하지 않아요.

 

뽀미는 평소대로 하고 싶은대로 짖어대고 본능에 충실할 뿐이에요.

 

저벅 저벅

멍멍

 

메이드가 돌아와요,

제가 애원하자 다시 대변을 사료에 비벼주는 걸까요?

 

철컹 철컹

 

“!”

 

끼익-

 

철창의 문이 열렸어요.

대체 몇 주만일까요? 아니 몇 달 일수도 있어요,

 

“.......”

 

갑작스러운 상황에 벙찐 전

철창을 나가지도 못하고 멀뚱 멀뚱 메이드를 바라만 봐요.

 

이리와~ 우쭈쭈

 

메이드의 부름에 저는 조심스럽게 손을 철창 밖으로 내밀어요,

 

스윽

 

바닥에 손을 대자 난방이 켜져 있어 따듯한 바닥의 감촉이 느껴져요.

철로 된 바닥이 아닌 바닥을 얼마만에 느껴보는 걸까요?

 

이윽고 전 철창 밖으로 완전히 나왔어요.

항상 똑같은 형태의 방이었지만

왜 이렇게 오늘따라 낯선 걸까요?

 

여기야 여기...!”

 

뿌욱 뿌욱

 

메이드가 몇 걸음 앞에서 애견용 장난감을 누르며 말해요.

저는 조심스럽게 몸을 움직여요.

불과 2미터 남짓한 거리지만 몇 달만에 움직이는 거리...

저는 천천히 네 발로 기어 장난감을 입으로 물었어요.

 

뿌욱~

 

잘했어요. 잘했어~”

 

제 입에 물린 장난감이 웃기는 소리를 내며 쭈그러들자

메이드가 제 목과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해요.

 

... 얼마 만에 느껴보는 사람의 손 길일까요?

 

딱딱하고 차가운 철창에 갇혀, 사람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호스로 농장의 짐승처럼 몸을 씻겨지며 생활한 저에게

메이드의 따듯하고 상냥한 손길이 닿자

저는 절정 할 때의 감각처럼 온몸이 민감해지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고양되는 기분이에요.

 

끼잉 끄응 끄응

 

메이드가 목덜미를 쓰다듬자 저는 저도 모르게

누워자세로 자세를 바꿔요.

메이드가 최대한 많은 부분을 쓰다듬어주길 바라면서요.

 

귀여워

 

스윽 스윽

 

끼잉!”

 

찌익!

 

제 움직임에 보답하듯 메이드가 제 배를 쓰다듬자

저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양감에 그만 오줌을 싸버려요.

아주 적은 양이긴 했지만 저도 모르게 싸버리고 말았어요.

이게 강아지들의 희뇨하는 기분인 걸까요?

 

, 다시 물어와!”

 

.

 

왈왈!”

 

이번엔 메이드가 장난감을 멀리 던지자 저는 왈왈 짖으며

공을 쫓아요.

 

크응

 

왈왈왈왈!”

 

공을 입에 물었지만 저는 메이드에게 돌아가지 않아요.

오랜 만의 격한 움직임에 신이 난 저는 공을 물고 네 발로 뛰면서

방을 끊임없이 돌아요.

 

왈왈왈왈

 

멈춰! 이리 와!”

 

아아 메이드 말도 무시한 채 저는 계속 달리며 방을 빙빙 돌아요.

이러면 다시 칭찬을 받지 못할 텐데... 알면서도 저는 본능에 저항하지 못하고

계속 달려요, 진짜로 개가 되어 버린 걸까요?

그때였어요.

 

철컥

 

뽀미

 

문이 열리며 주인님이 들어와요.

 

이리와

 

왈왈왈

 

주인님이 말하지만 이미 흥분한 전 주인님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아요.

,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주인님의 말을 들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저는 몸을 멈출 수가 없어요.

 

흠 역시 이렇게 됐나. 하지만 말 안 듣는 개는 곤란한데

 

주인님이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요,

 

그럼 이건 어때?”

 

 

미니스커트 차림의 주인님이 다리를 벌려요.

그리고 주인님의 하얀 허벅지 사이로 흐르는

황금색 물...

 

저는 그 모습을 보자마자 주인님에게 달려들어요.

 

찹찹찹

 

저는 바닥에 고인 주인님의 소변을 정신없이 핥아 마셔요.

그리고 머리 위로 쏟아지는 주인님의 소변, 그리고 거기서 느껴지는

주인님의 체온...

 

아까와 마찬가지로 저는 고양되는 기분을 느끼며 주인님의 소변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핥아 마셔요.

 

역시 아예 몹쓸 멍멍이는 아니었구나.”

 

멍멍! 헥헥헥!”

 

주인님이 제 모습을 보며 쿡쿡 웃어요.

저는 그런 주인님께 혀를 모이며 짖어요.

 

지금 이 순간보다 행복할 수가 있을까요?

 

그래, 완전히 멍멍이가 됐으니 이제 나의 멍멍이가 되기 위한 훈련을 할거야

 

주인님이 저를 쓰다듬으며 이야기해요.

저는 주인님의 손길에 취해 주인님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도 않아요.

 

그래서 뽀미를 키워줄 전담 메이드를 고용했어.

우리 뽀미가 일말의 인간성이라도 남아 있다면 어떨까? 반응이 너무 궁금한걸

 

짜악

 

들어와

 

철컹

 

주인님이 박수를 치자 문이 열리고 낮선 메이드 한 명이 들어와요.

하지만 여태까지 들어온 메이드와는 달라요.

이 집의 메이드들이 입는 메리제인 슈즈와 검은 스타킹 그러나 그 위로는

음부가 훤히 드러나는 아주 짧은 프릴 스커트와 에이프런, 그리고 입는게 의미가 있을까 싶은

휴부의 중앙부와 유두가 훤히 드러난 블라우스, 입에는 볼 개그를 물고, 유두엔 집게 방울이 달려 걸을 때마다 딸랑거리는 소리가 났어요.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 놀랐던 것은

치마 밑으로 드러난 플랫 정조대...

저 메이드는 남자였어요!

 

“...?”

 

저는 고개를 들어 메이드의 얼굴을 봐요.

어딘가 낯익은 얼굴...

아득히 멀게만 느껴지는 학생 시절의 희미한 기억의 실타래를 붙잡고

그 얼굴을 떠올려요.

 

같은 학과...

같은 학년...

하지만 한 살 많았던 나이...

 

현우형..??‘

 

 

5화에서 계속 됩니다.

 

좋아요와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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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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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다희
댓글 감사합니다 더 빨리 쓸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15:13
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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