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습한 여름에도 여전히 아름답다, 나의 작약꽃은
친애하는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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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맺어온 모든 관계가
내겐 하나 하나, 각기 다른 형태와 스타일의 관계이다
지난 날 가졌던 두 아이와는 또 다른 관계를 맺고 있는
나의 아름다운 작약꽃씨
간혹 나는 작약꽃에게 얌전히 존대를 하기도 하고
꽤나 깊숙한 마음의 속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하지만
작약꽃씨는 보통의 아이들과 달리, 선을 넘지 않는다
뭐
그게 내가 그 애에게 홀딱 반한 이유겠지만
바람이 푸르렀던 가을에도
작약꽃씨만큼 하얀 피부를 가진 겨울에도
작약꽃은 퍽 예뻤지만
이렇게 하염없이 비가 젖어드는
장마철 여름 한 가운데서도
작약꽃은
위험하게도 여전히 아름답다
발정났다며
이 비를 뚫고 업할까?를 고민하는 것도
여전하고
내 마음을
화사하고 진한 작약꽃은 알까
떨어져 있다고 해서 잊은 건 아니다
멀리 있다고 해서 그립지 않은 것도 아니고
그 날
내가 손댔던 작약꽃은
꽤나 따뜻하고 포근해서
아주 오래도록 온기가 남아있다
여전히, 지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