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엄마는 네가 누구와 함께 하든 사랑받았으면 좋겠어
큰 고양이가 떠난 날 이후로 아마 어머니는 안절부절이었을거다.
어지간해서는 힘들다는 말을 안 하는, 더럽게 무뚝뚝한 성격의 큰 딸.
뭘 묻기만 하면 다 괜찮대. 묻기도 전부터 괜찮대.
실제로 성격이 그래 먹어 그런가... 딱 하나에게만 속내를 드러내는 성격.
그 하나는 내 이야기를 듣느라 애쓰고, 나머지는 뭘 해주지 못하는 참 모난 성격.
엄만- 네가 누구를 만나든 많이 사랑받았으면 좋겠어.
되게 뜬금없이 그러신다.
나이를 먹어가며 결혼에 대해서는 뭐 그닥 잔소리하지 않으시면서도,
나중에 홀로 쓸쓸할까봐 그게 내내 걱정이라 하시는 어머니.
저도 사랑받고 싶어서 그래요. 그래서 이렇게 오래도록 헤매는걸요.
끊어진 전화에 대고 혼자 남기는 말.
한 겨울에도 여름일 수 있는 누구 하나를 만나 차고 넘치게 사랑받고 싶어서.
변함없이 손 뻗으면 그 자리에서 답하는. 내킬 때만 나를 찾는 게 아닌.
일단 어디로든 가지 않을 거다라는 믿음을 내게 주는.
나의 불안과 나의 서글픔과 나의 상처를 모두 알고 가라앉혀 주는,
아니 서로가 서로에게 그러할 수 있는.
어머니,
저도 사랑받고 싶어서 이러고 있어요.
이렇게 오랜 시간, 실은 정말 좋은 이들을 뒤에 두고도 다시 걸어요.
내가, 그 애가 서로를 알아볼 거라 믿으면서요.
혹시 내가 이미 스쳐간 애 중에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 땐 너무 두렵지만...
그래도 저도 가득 사랑받고 싶어서요.
어느날엔가, 그 애 손을 잡고 놀러갈게요.
라고 끊긴 전화에 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