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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러버의 두번째 만남 후기

Owlcity Owl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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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이번에도 grindr를 통해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처음에는 프로필이 까만 얼굴이라 기대하지 않았는데 1회용 휘발성(grindr만의 시스템) 사진으로 풀업된 CD의 모습도 증정되는 게 아닌가.

 

대화 과정들 생략하고 본방으로 넘어가겠다. 지하철로 30분, 역에서 걸어서 10분 걸리는 곳에 있는 상대였다. 지하철은 문제가 안 됐으나 걸어가는 과정이 문제였다. 새벽 1시에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안 그래도 혹한의 날씨가 기온이 바닥을 찍던 시간이었다.

 

가뜩이나 수족냉증까지 있는 몸이라 상대의 집에 도착했을 때는 제대로 껴안아주려면 몸이 녹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이번 상대는 필리핀에서 온 sandra. 들어가기 직전에 근처 편의점에서 최소한의 예의로 와인을 한 병 사들고 갔었는데 아쉽게도 와인 오프너가 없어서 같이 나누지는 못했다. 대신 맥주를 꺼내서 권해주시더라.

 

가능한 상대방에 대한 신상 정보를 제외하고 본인이 체리를 졸업하면서 겪었던 감상들을 풀어보자면, 영어를 쓰는 사람들은 흥분하면 oh yeah... oh fuck을 습관적으로 내뱉는다. 난 저거 야동에서 오디오 빌까봐 예의적으로 쓰는 소린 줄 알았는데.

 

콘돔을 착용하는 감촉은 의외로 나쁘지 않았으나, 가뜩이나 지루였던 본인이 콘돔까지 끼니 사정하려면 한 세월 걸렸다. 체리인 본인이 절정 못 하면 어쩌나 상대분이 많이 우려했는지 쿨-하게 씌워놓은 콘돔을 벗겨서 휙 던져버리셨더라. 감각은 천지 차이였지만... 결국 본인은 사정하지 못했다.

 

혹시 이걸 보고 있는 러버가 있다면 본방 전에 전희를 충분히 오래하고, 젤은 투자를 아끼지 말 것을 권한다.

 

산드라는 전립선만으로 절정할 수 있을 정도로 따로 개발한 건 아니었는지 연결된 상태에서 앞으로 절정했고,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자 시간이 새벽 2시를 넘어 있었다. 가지 못한 대신 키스만큼은 정말 많이 나눴다고 생각한다. 같은 침대 한 이불 아래에서 몸을 얽고 우리는 같이 잠에 들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아주 야하고 로맨틱한 상황이지만 본인에게 큰 문제가 하나있다. 본인은 아주 심한 불면증을 앓고 있다. 닉네임에 owl이 들어가는 것도 이점에서 기반한 변덕 때문이다. 자기 전에 처방 받은 약을 먹지 않으면 자력으로 잠드는 게 거의 불가능할 수준으로 심하다. 지루 증상도 약에 들어간 항우울제 성분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서로 껴안고 첫 30분 정도는 로맨틱 했으나 상대가 잠에 들고 골골 거리고 있다보면 대체 이 시간이 언제까지 갈까하는 생각 밖에 안 들게 된다. 그리고 상대분이 숙소는 예쁘게 꾸미긴 했는데 온돌을 떼우지 않았기 때문에 이불 바깥은 공기가 정말 정말로 추웠다. 침대 위에 둘이 올라갔으니 잠버릇이 심해지는 건 당연지사. 이불이 벗겨지려고 하면 끌어당겨서 덮어주다보니 어느새 자연스럽게 나는 이불 가장 자리에 매달려있었다.

 

심심해지니까 상대방의 유두나 만졌다. 다행히 이건 질리지 않더라. 단단하게 섰다. 자고 있는 상대방의 손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고 하자 상대의 손길이 내 손을 완벽하게 겹쳐 잡을 때까지 멈추질 않았다. 조건 반사라는 건가.

 

어떻게든 시간이 지나자 심심풀이로 만지고 있던 내 손길과 조건 반사로 움직이던 상대의 손길이 서로의 고간으로 향하게 되었다. 시간이 몇 시인지는 몰라도 이건 맨정신으로 이루어진게 틀림없었다. 여기까지 와버렸으니 두 번째 본방이 시작됐다. 그리고... 본인은 사정하지 못했다. 상대는 이번에도 연결된 상태에서 앞쪽을 흔들다가 드라이로 절정했다.

 

그렇게 불면증과 향그러운 향수 냄새, 무드등의 불빛 아래에서 나는 체리를 졸업하게 되었다. 그때 망친 잠 때문에 오늘까지 일상에 영향이 가버리긴 했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새벽임은 틀림 없었다. 안부 묻기는 만남을 결정했을 때에만 해야할지, 다음에는 와인 오프너를 들고갈지 생각하면서 후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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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ssy쏜♠️ Sissy쏜♠️님 포함 2명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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