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과자 굽는 뒷방 늙은이
친애하는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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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저래 늘 삶은 시끄럽고 복잡하여
결국 이사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 했고
이사하는 날은 내일
그 사이 귀를 틀어막고 허리를 구부리고 앉아
과자 굽는 뒷방 늙은이로 지내는 중
참 잊혀지지도 않는가부지
여전히 나를 기억하고 찾고
말걸고 사라지고
안 지겨울까, 그대들은
나는 좀
지겨운데
물론 여전히 곁에서 알짱대며
주인으로 모시겠다는 것들을 보고 있지만
나는 조용한 게 좋아
조용히 기다려를 할 수 있는 개가 좋아
시끄러운 건 질색이고 애교도 나와 안 맞아
모르겠다
이사를 무사히 끝마치고 나면
또 그 고요함에 익숙해지면 스멀스멀
그래도 움직일지도
움직여야 치매도 안 온대서
난 고스톱은 안 치니 뭐 노예라도 쳐야 하나
안 죽었고 살아있고
남기지 않을 뿐이지 간혹 보고 있고
아직 난 여기 있고 건재하고
이가 빠졌어도 사자 시끼는 사자 시끼인 거고
아, 이가 빠진 게 아니라 베이킹 중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