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가장 바닥에 있는 쓰레기가 매력적이지
친애하는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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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다, 왜 그런 게 좋은지
닳고 닳아 더 헤질 것도 없이 걸레가 된 것이 좋고
슬레이브 중에서도 망가질 대로 망가져 너덜거리는 게 좋다
새끈한 것도 좋겠지만 역시 눈길이 한 번 더 가는 건
더 이상 슬레이브에서 벗어나길 원해 버둥대는 것보단
목줄을 벗으려 들지 않고 정줄 나가 있는 쪽이다
예쁘기 그지 없다
이미 다 꺾일 대로 꺾인 채 그냥 살아가는 그런 것
이 곳에는
내가 머물던 곳에서도 만족하지 못해
더 아래로, 더 바닥으로 떨어지길 간절히 바래서
늪 바닥 진흙 찌꺼기처럼 가라앉아 있는 슬레이브들이 있단 걸 안다
얼마나 망가뜨릴 수 있을지 나도 스스로 궁금하다
30대에 했던 그 역량을 그대로 가지고 있을지,
더 발전시켜놓은 건지 나 스스로도 궁금하고
뭐, 언젠가는 나도 다시 그런 걸 찾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