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자유 자유 씨코에서 만나 연인이 된지 이제 일년차, 그냥 평범한 연애 중
사람 일, 퍽 알 수가 없지-
씨코에서 만나게 되어
고백을 받고 꽤 오랜 고민 끝에
결국 승락하게 되어 연인이 되고
이제 일년차가 되었다
애초에 에세머 외에
일반인을 사귈 수 있을 거라 기대가 없었는데
오히려 성향을 버린 쪽은 남친
이제 그는 그저 일반인으로 살아간다
그냥, 누구보다 여친의 강한 성향을
일부 이해하고 일부 받아들이려 애쓰며
씨코에서는 꽤 많은 퍼센티지로
우리가 현실이라 부르는 저쪽 세계에서
드러낼 수 없는 성향을 마치 토해내듯
여기서 쏟아내는 이들과 꽤 많이 만난다
그러다 보니
모두는 아니더라도
여긴 "현실"이 아니므로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움직이는 이들도 많이 본다
일회성
은밀한
비밀의
숨겨야 하고 숨길 수 밖에 없는
하지만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씨코에서 만나 일반인이 되는 편이
"여친"을 지키는 데 훨씬 유리하다 판단해
성향을 버리는 남자친구나
혹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작약꽃씨 같은
오랜 관계를 지속해 나가며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성장시키고
플이 아니더라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그런 관계
작약꽃씨나 남친이 줄 수 없는
달라고도 요구하기 어려운
나의 가학성과 잔인함을 담을 수 있는
그러면서도 오랜 시간 같이 할 수 있는
그런 관계를 다시 씨코에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나는 다시 씨코를 찾기도 한다
만약
내 가학성을 모두 담아내줄 수 있는 마조 슬레이브나
혹은 마조 암컷년을 구할 수 있으면
어느 날엔가
다 같이 캠핑같은 걸 가도 좋지 않을까
늙은 팸돔과
이젠 일반인이 되어 있는 남친
농익은 향을 잔뜩 뿜어내는 작약꽃
그 사이에서 가장 낮은 위치에서 엎드린 마조 개년
퍽
웃기고도 기이한 조합이 되겠지만
한편으론 즐거울 것 같기도
댓글 7
댓글 쓰기다 큰 성인이고 누군가에게 해 끼치는 일 아니고 상호 충분한 소통 이후에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들이고
처음부터 인정한 건 아니었지만 이젠 이 성향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걸 인정하고, 두 세계에서 서로 다른 얼굴로 살지 않아도 되는 중간을 찾은 거라고 생각한다네. 플을 할 때도 일상을 살아갈 때도 나는 이 목소리와 이 톤으로 이야기하고 이 생각을 하고 이런 고민들을 하지. 물론 곁에 있는 소중한 이들이 그걸 가능하게 해주기도 하고.
사실 여전히 남친은 간혹 "울컥"하여 나의 성향에 대해 다시 갈등을 빚기도 하지만, 도망가거나 얼버무리거나 "이젠 그런 성향은 없다" 거짓말 하는 대신 다시 이야기하고 설득하고 듣고 협의하고 합의하는 과정을 거치곤 해.
그 과정이 그나 나나 모두 쉽고 편하진 않지. 꽤 괴롭고 때론 "내 성향"으로 인해 누군가가 괴로워하는데 그걸 그대로 유지하는 게 맞을까 하는 고민을 안 하지 않아. 하지만 내가 성향을 내려놓는 순간, 나는 나를 구성하는 파편 중 하나를 잃을 거고, 더 이상 나는 내가 아닐 거란 생각을 하지. 내가 아닌 나로 그를 대하는 건 옳은 일일까. 라는 생각도 들어서,
이 모든 고민의 과정을 남친과 쉐어해. 솔직하게, 담담하게, 진심을 다해.
그리고 또 찾는 거지, 혼자 때론 같이- 답을.
숨기고 싶지 않아. 거짓말 하고 싶지 않아.
정말로 소중한 내 사람에게 그 어떤 가면을 쓰며 서 있고 싶지 않아.
내가 진심을 다 해서 말했다 해서 그가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건 내가 결정할 몫이 아니야. 그건 그의 몫이고 그가 감내해야 할 부분이고.
설령 그가 그걸 받아들일 수 없어 나를 내려놓는다 해도 어쩔 수 없다라고도 생각해.
나와 그는 서로 최선을 다 했어.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해
일반인인 그를 성향자인 내가, 성향자인 나를 일반인인 그가
서로 완벽히 다른 세계에 살아가고 있는 두 존재가 서로의 언어와 행동과 습성을
받아들이려고 애써왔고 그 결과가, 하나가 아닌 둘이 되는 길이라고 해도 후회하지 않아.
아마 이게 내 본심이 아닐까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