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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Be one of my favorite things

친애하는슬픔 친애하는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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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물건을 구한다는 내용을 아주 아주 작은 SM 커뮤니티에 적어두긴 했지만,

오히려 이젠 그 쪽보단 애정이 더 깊은 시코에도 남겨두면 뭐..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바빴고 정신없었고 뜻하지 않은 이사까지 지난해 말 날벼락처럼 맞으면서

태어나 살아왔던 도시를 떠나 낯선 곳에 정착하게 되었어.

난 좋아, 눈오니까 집 뒤 쪽 풍경이 오지 산간이던데. ㅎ

남양주에 있어, 물론 출근은 서울로 하지만 재택이 맘대로긴 하지.

 

기가 막히게도 텔레그램 계정을 지워놨는데도 퍽 열심히 검색해서 찾아온 탓에

대꾸는 해주지만 사실 대부분은 비슷해서 많이 아쉽기도 해.

 

나는 러버가 아니다 보니 '서로' 즐긴다는 개념은 약해.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내가 쓰고자 하는 목적에서의 물건을 찾는 것이니

이건 어때요? 저건 좋아하나요? 같은 협의가 잘 맞진 않아.

 

뭘 꼭 해야 한다거나, 이건 꼭 필수라거나 하진 않지만

기본적으로 나는 가학함으로 인해 비명과 고통을 먹이로 삼는 족속인걸.

내 피가 그런 걸 어찌하겠어, 이리 태어났는데.. 

 

그래서 내가 원하는 건

어쩌면 꼭 씨시가 아니더라도 여기 고여 있는

쓰레기 바닥 멜 슬레이브라도 상관은 없겠다만,

적어도 입 닫고 고요히 피학당하는 쪽이면 괜찮다고 생각해.

 

씨시 아가씨들에겐 미안하지만 나는 러버가 아니야. 돔이지.

러버와 돔은 좀 다르다고 나는 생각하는데,

기본적으로 나는 그대 보지에 박아줄, 살아 움직이는 뜨거운 것이 없는 펨돔이므로

그 부분은 늘상 아쉽고 미안하고 그래.

 

그 동안

내게 쪽지한 많은 것들이 욕망을 드러내거나 미쳐 날뛰거나 혹은- 시끄럽거나

 

고요한 쪽이 좋아, 입은 닫고 있는 게 좋고

물건으로 쓰겠다는데 말 많고 탈 많고 조건 많은 건 뭔지 모르겠어.

그저 고요히 조용히- 물건으로서의 그 몫을 하면 되겠어.

그래도 꼭 하나, 변기로서의 역할은 좀 했음 좋겠다, 좋아하거든, 꽤.

 

그 이상의 속박, 그 이상의 관계, 그 이상의 얽힘은 좀 지켜보고

그 다음에 이야기합시다.

 

올해도 난 바쁠 거고 올해도 난 할 거 많을 거고

지금도 과거와 같을 거고 앞으로도 그러하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하나가 되어줘.

 

쌉싸름하고 시원한 맛이 나는 전자 담배

따뜻하고 고소한 냄새가 가득한 고양이의 등줄기

드라이한 맛 하나 없이 달콤한 스파클링 와인

바사삭 부서지면서 깨물어 물었을 때의 식감이 끝내주는 메이플피칸타르트

창문을 열었을 때 밀려들어와 차 안 따뜻한 공기와 melting되는 촉감

무광으로 빛나는 검은빛 향수

 

그런 것들처럼

 

내가 변치 않고 높아질 것도 낮아질 것도 없이 평온하게 쓸 수 있는 개가 되어줘.

 

씨시여도, 혹은 쓰레기 바닥 멜 슬이여도 딱히 상관은 없는데

한 번 해볼 요량이면 ㅆㅍ, 드릅게 안 넘어오네- 할거야.

그리고 이 나이에 홀딱, 사탕발림에 넘어가는 것도 좀 너무 가볍지 않을까? ㅋ

 

한 번 즐기자는데 묻는 거 많고 따지는 거 많고 심지어 잘 묻지도 않는다 싶을 수도 있어.

애가 닳고 초조하고 생각 많아지는 것도 당연해.

 

근데 그 과정을 보는 거야, 나는. 곁에, 아주, 오래 두려면 그게 필요하거든.

그리고 피학적인 면은 사실 필수여서 퍽 씨시 아가씨들에게 미안하긴 해.

 

아양 떨고 보지를 벌리고 앙앙거리면서 안기는 것만 좋았다면야,

지금 내겐 더할나위도 없이 너무도 탐스럽게 예쁜 애가 있어.

맹새컨데, 그 애는 정말이지 너무도 예쁘고 상냥하고 마음도 깊지만

다만 내가 원하는 방식의 가학이 될 수 없다 보니 그 부분은 좀 아쉽긴 해.

 

고운 화장을 한 얼굴 보단 등줄기에 찍힌 붉은 채찍자욱이 더 예쁘고

하늘거리는 속옷을 입고 있는 모습보단 붉게 물든 양 볼이 더 사랑스럽고

치덕치덕 끈적거리며 안기는 모습보단 납짝하게 바닥에 머리과 손을 대고 엎드린 모습이

나를 더 기쁘고 행복하게 하니 어찌하겠어.

 

입은 무겁고 행동은 재빠르게, 소리 없이, 그저 곁에서 오래도록.

 

지금 당장 없어서 몸이 달아 미쳐 죽는 상태 아니니,

급한 구인은 아니고 어쩌면, 이제는, 손에 하나 쥐면 그냥, 아주 오래도록

나도, 그대도 늙잖아, 우린 변해갈 거고 햇살이, 바람이, 계절이 얼굴과 몸에 새겨질 텐데

그것도 감안하고, 그것도 헤아려서 곁에 오래도록.

 

클리어하게 이것을 합시다, 이걸 원해!가 없어서 다시 한 번 미안.

정말 이제까지 SM이라는 세계에 있으면서 고정값이 없었어서 그래.

나를 거쳐간 애 하나 하나 다 달랐기에, 다루는 방식도, 스타일도, 플도 달랐어서.

 

그대가 피학자라는 대전제 하에 기다림과 순종이란 것이 탑재되어 있는 존재라면,

어느날엔가 서로, 좋은 것만 해도 즐거울 수 있는 날이 생기지 않을까?

어느날엔가 같이 나란히 내 집에 앉아 각자의 일을 하다가 부르면 기어와

벌려진 내 아래에 기쁜 듯 얼굴을 쳐박고 빨아대고 핥아대는 날이 오지 않을까?

 

난 그리 보는데. 그 시간만큼 함께 하길 바라는데.

 

아, 그리고 다만 바라건데

유부여도 상관없긴 한데, 내가 누군지 곁에 사는 사람에게 오픈할 수 있다면 노 상관.

아직 부모 밑에서 케어받는 학생도 미안. 스스로 삶을 결정할 수 있는 독립개체였으면 해.

 

난 보모가 아니고 불륜녀가 되고 싶은 마음도 없으니까.

 

보통은 텔레그램이 가장 좋아. 라인은 안 쓰고 오픈카톡은 제약이 퍽 많더라.

메세지 할 수 있는 걸 남겨두면, 시간이 나는 대로 손 뻗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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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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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인지는 모르지만 읽으면서 존중받는 느낌이 드는 글이네요^^
13:20
23.02.22.
글에서 존중과 꿀이 뚝뚝 떨어지시는 분...
10:53
23.02.23.
진정한 돔이 아닐까요 ... 항상 보는거지만 글을 너무 잘쓰시네요 ㅠ
21:54
23.02.26.
텔레그램아이디가 뜨지않는데 혹시 바뀌셧나요?
22:24
2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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