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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Sissy고척] 화.암.타.썰 10화(화상채팅하다가 암컷으로 타락한 썰/10화)

Sissy고척 Sissy고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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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이 흐려지며 의식을 잃은 건지 눈깜짝하는 사이에 제 눈에 들어온 것은 왠 호화스러운 병실이었습니다...

 

"환자분 정신이 드세요??"

 

왠 여자의 목소리가 저를 향해 말하는 걸 느꼈지만 대답할 힘이 없었고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선생님. 환자분 눈을 떴는데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소리에 반응도 없는 상태고 시각 반응도 약한 것 같습니다."

 

의식이 돌아온 후...

 

전신에 느껴지는 타박상에 고통과 사타구니 아래는 마취가 된 것인지 감각이 없었지만...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복통이 아랫배에서 느껴졌고...

 

전 실어증에 빠진 사람처럼 목소리 마저 잃었고,

 

모든 것이 무의미하고 무기력했습니다.

 

그 와중에 내 손을 잡고 있는 이가 있었으니...

 

광호 오빠였습니다...

 

그리고 간호사 복을 입은 여자가 어수선하게 인터폰을 잡고 있는 모습 사이로 쇼파에 앉아 담배를 피는 언니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연희야? 정신이드니...?"

 

"......"

 

"후우~ 미친새끼들... 애를 어떻게 했길레 저렇게 만든거야..."

 

"서희야... 그러니까 내가 그건 아닌 것 같다고 했잖아!!"

 

"오빠? 지금 나한테 화내는 거야?"

 

"후우... 아무리 계약 상태라고 해도 너의 화풀이 방식은 잘못된 것 같다..."

 

"장난해 지금..? 지금 저 딴 노리개... 하나 때문에 나한테 실망한 것 같은 표정을 짓는 거야?"

 

"네가 여지껏 망가트린 니 팻들만 해도 적어도 이딴 방식으로 망가트리진 않았잖아! 검증된 인원들에게만 돌렸는데. 왜 연희는 그런 검증도 안된 애들한테 넘겨서 애를 다치게 하냐고 왜!!!"

 

"하아... 기가 차서 진짜.... 오빠가 그럴수록 난 제를 더 망가트리고 싶어지는데 어떡하지..? 신체 절단이라도 해서 상자에 담아서 다른놈들의 오나홀로 전락시키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차가운 언니의 목소리와 다르게 뜨겁게 달궈지다 못해 곧 터질 것 같은 활화산 마냥 감정이 달아오른 듯 보이는 언니...

 

전 그 두사람을 멍하니 바라보았고, 언니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후우.. 시발...."

 

서희 언니는 말을 그렇게 밀 했어도 저와 눈이 마주치자 미안했던 것일까요. 

제 눈을 끝까지 바라보지 못 하고 돌리는 모습에서 언행불일치 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광호 오빠의 말에 화가나서 심하게 말한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게 언니의 계획에 있던 부분이라는 것은 솔직히 실망스러웠고 무서워졌습니다.

 

저의 감정기관이 망가진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도현 오빠였습니다...

 

멍한 시선으로 바라만 보던 제 멍한 눈에 눈물이 맺히고 눈매를 타고 짠내나는 눈물이 코 옆을 스쳐 입술을 타고 목으로 흘러내렸고...

 

"연희야... 왜 그래...?"

 

눈물을 본 광호 오빠가 침대로 다가와 저의 눈물을 닦아주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저를 끌어 안았고,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서희 언니는 저를 안쓰럽게 쳐다만 볼뿐... 

제 옆으로 다가오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처음보는 남자의사가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의사는 저의 상태를 체크하려는 듯 제 얼굴쪽에 손을 뻗고 있을 때,

 

"아아아악!!!"

 

의식을 차리고 처음 터진 감정은 공포심... 혐오감...

 

남자의사는 깜짝 놀라며 손을 걷었고,

 

부들부들 떨며 기겁하는 저를 광호 오빠가 다시 끌어 안으려던 때....

 

아까 까지만해도 괜찮았떤 저는 의사를 본 후로... 

광호 오빠의 손길도 역겹게 느껴졌고 광호 오빠를 밀쳐내고 이불을 뒤집어 쓴 체 온 몸을 바들바들 떨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가족분들 중 남자분도... 잠시 자리를 비켜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대체 왜이러는 겁니까?? 아까까지는 괜찮았는데..."

 

"아마 처음 보는 낯선 남자에 대한 거부반응이 일어난 것 같은데... 강간을 당한 피해자들은 특정 성별에 포비아를 느끼며 패닉을 일으킬 수가 있습니다. 일시적일 수도 있고... 평생을 이런 상태로 살아야 할 수도... 아무튼 경과를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전적으로 환자분의 안정이 최우선이니..."

 

광호 오빠는 크게 한숨을 내쉬며 이불 덮고 누워있는 절 두고 나가는 것이 몹시 불안했던 것인지 어렵게 발을 돌려 나갔고,

병실에 남은 언니는 조용히 담배를 끄고 제 옆으로 다가왔습니다.

 

"괜찮니...? 이번 일은 언니가 미안해... 광호 오빠의 몸과 마음이 이미 너에게 쏠려 버린 것을 알고나니 널 더 망가트리고 싶은 마음이 커졌지만... 그 전에... 나도 널 많이 좋아하게 되었는데... 이번건 내가 너무 경솔했던 것 같다... 언니 말 들리긴 하니...?"

 

이불 속에서 바들바들 떨고 있는 상태로 들리긴 하지만 한쪽 귀로 흘려지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패닉은 쉽게 진정 되지 않았고, 간호사가 들어와 진정제를 놔주고서 잠시 후에야... 겨우 잠이들었습니다.

 

눈을 떴을 때는 옷이 다 벗겨진 상태로 젊은 여자들이 저의 몸을 구서구석 씻겨주고 있었습니다..

 

이때도 역시 정신이 나가 있떤 상태라 수치심과 같은 감정은 커녕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았고,

따듯한 물수건이 온몸을 닦아주는 구나 라는 느낌 정도만 인식이 가능했습니다.

 

"어머 깨어나셨네요. 어다 불편하신 데는 없나요??"

 

"....."

 

불편한 곳이라면...

아직도 뻐근한 아랫배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사타구니의 감각 정도랄까....

 

"전 사장님의 비서실 직원이구요. 아가씨의 수발을 담당하게 된 윤희망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사장님은 점심 시간 지나서 들리신다고 하셨어요."

 

"......"

 

저에게 말을 거는 이 여자는 광호 오빠의 비서이자 집사로 광호 오빠의 공적인 업무나 사적인 부분까지 모두 케어하고 있는 직원이라고 했습니다.

 

"사장님이 이렇게 저를 아가씨에게 붙였다는 건 정말 소중한 존재라는 증거랍니다. 사모님 시중도 들어본적이 없는데 저에게 아가씨를 부탁했다는 것 자체가 놀랍지 않으세요?!?! 저는 많이 놀랬어요!! 저희 사장님이 사모님을 안중에 두지도 않고 이렇게 아가씨를 극진히 아끼시는 모습에!!"

 

그녀는 제게 아가씨라 불렀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계속해서 쉴틈 없이 말을 걸어주며 광호 오빠의 칭찬과 광호 오빠가 절 얼마나 아끼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어 광호 오빠가 병실로 들어왔고, 조심스럽게 제게 다가와 제 뺨을 만지려는 것이 눈에 들어오자 전 또 패닉에 빠져서 숨이 넘어갈 듯 숨이 가빠오고 가슴이 강렬하게 요동치고 머리는 하얘져 눈앞에 시야가 새하얗게 물들어가고 온몸에는 경련이 일어났습니다.

 

그 모습에 당황한 오빠의 표정속에 슬픔이 비춰지고 저도 제가 왜 이렇게 됬는지 이해할 수가 없지만 몸과 정신이 남자의 손길을 거부하고 공포심을 느끼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윤비서가 주사기를 들고 저의 팔뚝에 꽂힌 링겔에 주입했고...

전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잠이 든 제곁으로 다가온 광호 오빠까 제 뺨을 만지며 눈물을 흘리며 속상한 감정과 지켜주지 못한 슬픔을 토해내듯 제 입술에 키스를 하고 의식이 깨어나기 전까지 제 손을 잡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윤비서가요!!!

 

그렇게 몇 일이 지났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초여름의 성수기가 찾왔고 병원에 입원해서 7주가 지난 어느 날...

 

서희 언니가 퇴원수속을 마치고 절 대리고 어딘가로 출발했습니다.

 

저의 방이 있던 가리봉동이 아닌 고속도로를 한참 달려 서울과 점점 멀어지더니 어느 톨게이트를 지나 국도를 타고 바다가 보이는 도로를 한참 달려 도착한 곳에는 바닷가가 보이는 언덕 위에 푸른 잔디가 깔린 별장처럼 보이는 2층 전원주택 같은 것이 눈에 들어왔고 주변에는 아무런 건물도 인적도 없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그곳에 내려 저는 언니의 손에 이끌려 집 안으로 들어가보니...

나이가 좀 있어보이는 푸근한 인상의 아저씨와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정도의 중년 여성 한분과 젊어 보이는 건장한 근육질의 험상궂은 얼굴을 한 남자와 외소해 보이지만 짙은 선글라스에 가려졌지만 강한 인산을 가진 날렵한 턱선에 오똑한 콧날이 잘생겼을 것 같은 검은 정장의 남자 그 옆에 뚱뚱한 시름선수 같은 체형의 순둥해 보이는 마스크를 가진 남자까지 해서 5명의 사람들이 언니와 저를 보며 정중하게 인사를 했습니다.

 

전 남자들을 보자 언니 뒤로 숨어들듯 언니 등의 얼굴을 묻고 떨었고,

언니는 그런 저 때문에 남자들을 향해 손짓 하나로 그들을 밖으로 내보냈습니다.

 

"앞으로 니가 지낼 곳이야. 여긴 우리의 허락 없이 그 누구도 들어올 수 없는 곳이니 안심하고 지내면 되."

 

"....."

 

언니는 아직 실어증 때문에 말 못하는 저를 안쓰럽게 바라보고 꼭 끌어 안아 주었습니다.

 

"자 여기가 니 방이야. 식사가 하고 싶으면 이 벨을 누르고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여기 보이는 메신져에 정 집사에게 메시지를 남겨 그러면 다 해줄거야."

 

언니는 침대 옆에 놓인 노트북을 제게 보여주며 네트워크로 연결된 메신저를 통해 집안에 있는 직원들과 소통 하는 법을 알려주었고, 외출이 하고싶을 때는 가급적 정 집사를 통해서 하라고 알려주었습니다.

 

"내일까지는 언니가 있을테니까 필요한 거 있으면 나한테 얘기해."

 

저는 고개를 끄덕거렸고,

언니는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는 나가려는 듯 발길을 돌렸습니다.

 

방 안에 혼자 남아 멍하니 창밖에 보이는 바다를 보고 한참을 멍하니 있었습니다.

 

잠시 후, 중년의 여성이 제 방으로 들어섰습니다.

 

"안녕하세요. 아가씨!! 정식으로 소개올리겠습니다. 저는 이 곳에서 아가씨를 모시게 된 정 희연 집사입니다. 아가씨께서 불편함 없이 지내실 수 있게 모든 업무를 맡고 있으니 언제든 시간에 구애 없이 저에게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멍하니 바라보자 머쓱해하는 정 집사를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는 사인을 주었고,

그저 모든 것이 귀찮았던 저는 생각하는 것도 포기하고 그저 바다만 바라보았습니다.

 

"그럼 전 이만 나가있을테니... 필요하신 게 있으면 메신저로 알려주십시오!! 그럼 이만..."

 

바다... 바다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편안해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모든 편리를 봐주는 집사가 있었고,

안락한 방에 필요 없을 거 빼고 모든 것이 가춰진 이곳에서 왜 답답한 마음이 드는 건지...

 

'뭔가가... 있었는데... 그리운... 누군가가 있었는데... 다 귀찮아...'

 

저는 바다를 보는 것도 귀찮아졌습니다.

 

숨을 쉬는 것도...

 

눈을 뜨는 것도...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침대에 누워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눈을 감았습니다...

 

모든 것을 다 잊어버리고...

 

나만의 세상에 더 깊숙히 파묻혀 가기로 했습니다.

 

덮고 있던 이불이 걷히자 눈을 떴습니다.

 

눈 앞에는 언니가 보였고,

 

"연희야... 밥 먹자..."

 

저는 고개를 저어 먹기 싫다 표현했고,

 

언니의 부름도 무시한 채...

 

저는 진짜로 어디가 망가졌는지...

 

애써 뜬 눈을 감지 못하고 다시 바다만 바라보았습니다.

 

칠흑속에 보이지도 않는 바다를 그리며 보고 있기를 한참...

 

답답하고 속이상했던 언니도 밖으로 나가버리고...

 

홀로 남은 상황에 전 창문을 주먹으로 쳐봤지만 창문은 깨지지 않았고...

 

옆에 보이는 노트북을 들어 창문을 깨었습니다.

 

"쩅그랑" 소리와 함께 유리조각 하나를 집어 손목을 계속해서 긁었습니다.

 

아파야하는데 아픔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전 고통이 느껴질 때까지 자해를 시작했습니다....

 

지원이 언니도 이런 기분이었겠구나...

 

뜨겁고 애린 기분이 들자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지금까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모든 것을 잊기 위해...

 

애써 모르는 척 무신경하게 대응했던 잠깐의 시간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 마냥 뜨겁게 흐르는 피에 씻겨져 내려가는 기분....

 

지원 언니의 아픔에 조금 더 공감했다는...

 

오만한 생각을 하며....

 

정신줄을 놓으려 하는 순간....

 

유리가 깨진 소리에 집 안에 모든 사람들이 방 문을 열고 뛰어 들어왔고,

제일 빨리 올라온 날렵한 남자가 저의 몸에 손을 대자 전 또 패닉에 빠져 경련을 일으나며 호흡곤란을 일으켰고...

 

남자는 자해를 한 팔을 꽉 쥐고는 자신의 벨트를 풀어 피가나는 곳 위에 벨트를 강하게 조여 묶으며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저의 기도를 확보 하고 호흡을 돕기 위해 뭐라고 중얼 거리지만 제 귀에는 들리지 않았고...

그 뒤를 따라온 정 집사가 구급상자를 들고와 팔에 식염수를 뿌리고 지혈을 하고 있습니다.

 

뒤늦게 올라온 언니는 완전히 망가진 얼굴로 패닉에 빠져있는 저를 보고 입술을 피가날 정도로 쎄게 깨물고

주저 앉더니 처음으로 눈물이라는 것을 보여주었지만...

 

정 집사는 전화기를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이가 많은 푸근한 인상의 어르신이 제 팔의 상태를 살피고는 주사기를 꺼내어 멀쩡한 팔에 주사를 놓자 전 스르륵 잠이들었습니다.

 

눈을 떠보니 자해를 한 손에 붕대가 감겨있었고, 밤새도록 옆에서 간호를 한 언니가 연신 고개를 끄덕거리며 잠에 취해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링거액이 다떨어져가자 울리는 알람소리와 함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정 집사가 보였고,

정집사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며 링겔을 가라주었습니다.

 

"아가씨... 마음에 상처 때문에 본인 몸에 자해를 하는 것은 안 좋은 선택이에요... 차라리 다른 것을 부시고 날려버리세요..."

 

정집사의 목소리에 언니가 눈을 떴습니다.

 

"이 바보야... 정말 죽고 싶어...?"

 

언니는 차가운 척 목소리를 내지만 이 목소리는 금방이라도 울것같은 울먹임이 들렸습니다.

 

'이 언니... 왜 이러지... 나 망가트리려던 사람이 왜 나를 걱정하는 척하지...? 몰라... 다 귀찮아...'

 

전 생각하는 것도 귀찮아졌고,

귀를 닫고 눈을 감고 입을 잠근체 또 다시 나만의 세계로 깊이 파고들어갔습니다.

 

나만의 세계에 갇혀 몇 일이 지났습니다.

 

아무런 생각도 움직임도 없는 저를 위해 정 집사는 휠체어를 가져왔고,

음식을 입에도 대지 않으니 링겔로 연명시키며 산책도 하고 샤워도 정집사가 직접해주고 가끔은 시를 읽어 주면서 수발을 들어주었습니다.

 

그렇게 절벽길을 따라 산책을 하던 중 외소한 체격의 날렵한 마스크를 가진 그와 마주쳤습니다.

 

"도준씨 아가씨가 산책중일 때는 안에 들어가 계시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죄송합니다. 하지만 연 사장님께서 따로 지시하신 게 있어서 어쩔 수 없습니다."

 

저 남자는 말투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남다른 게 느껴졌습니다.

 

말투 한마디 한마디에 강직함이 느껴지고, 그에 맞게 자신보다 윗상사인 정 집사에게도 절대 굽힘이 없어보였습니다.

 

"아니 우리 사장님이 아가씨를 잡아 먹겠어요. 이미 마음에 상처가 생기신 분이지만 그래도 아가씨를 진심으로 아끼고 계신다구요."

 

"아닙니다. 사장님 때문이 아니라 연 사장님 사업에 적대 기업과 관련된 사안이라서 그렇습니다. 안 그래도 김 사장님쪽에도 저희 직원들 12명이 붙어 있는 상황이고 아가씨에게도 정예 맴버 3명이 붙은 이유 또한 아가씨도 노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황은 이러했습니다.

광호 오빠는 여러가지 일을 했었는데 하나는 로비스트 처럼 분쟁 국가에 무기를 판매하거나 최음제 같은 약간 성적자극을 촉진하는 마약과 관련된 비밀 사업을 하기도 했었는데 이때 적대 관계에 있던 마약조직이 광호 오빠의 최음제 레시피를 빼앗기 위해 주변 사람들을 노리고 러시아의 마피아와 중국의 흑사회 사람들을 고용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인생이 점점 스팩타클해지는 게...

 

그래서 지금 초비상 상황이었고, 제가 병원에 실려가면서 노출이되는 바람에 결국 저까지 노려지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일단 제 근방 2미터 안에만 들어오지 않으면 패닉은 오지 않았고,

저도 조금은 나아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또 몇일이 지나 언니가 찾아왔고,

언니는 많이 좋아진 모습에 저를 보고 흐뭇한 미소를 띄웠지만 저와 눈이 마주치자 다시 차가운 척을 하는 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또 몇일이 흘러 여름이 시들어가고 있을 무렵이었습니다.

 

드디어 말문이 열리기 시작했지만 하도 말을 안 해서 그런건지 후유증인지...

 

말이 몹시 어눌해졌습니다...

 

"저엉~ 지~입 사아 뉨~. 배에 고오 파아요오~"

 

"아이고 우리 아가씨 뭐드시고 싶어요?"

 

제가 말하면서도 내 뇌와 말이 속도에 차이를 보여 답답해져...

 

결국은 메모장에 먹고 싶었던 라면과 떡볶이를 적었습니다.

 

"아이고 우리 아가씨 밥을 먹어야하는데... 그래도 아가씨가 먹고 싶다는 게 생겼으니 이 정집사 금방 대령하겠습니다! 잠시만 쉬고 계세요!!"

 

정 집사는 기분이 엄청 들뜬 표정으로 방정맞게 문을 열고 나갔고,

방안에 혼자 남겨져 심심했던 저는 새로 가져온 노트북을 열어 세상 소식을 접하기 위해 인터넷창 열고 기사를 읽었습니다.

 

제가 세상을 잊고자 했던 시기부터 시작해 최근까지 기사들을 읽던 중....

 

[무서운 10대, 잔혹한 폭력사태!!!]

 

라는 기사의 본문을 확인하자...

 

사진에 찍힌 사람은 마스크를 끼고 있어서 잘은 보이지 않았지만 도현이 분명했습니다...

 

[피해자는 늑골이 파열 되고 양 팔과 양 다리의 관절이 모두 꺽인 상태로 발견 되어 병원에 실려갔지만 의식불명 상태로 자칫 잘못하면 식물인간 판정으로 폭행치사상죄로 처벌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졌습니다. 피의자는 폭행을 일부 시인했지만 인과관계에 대한 진술은 묵비권으로 일괄하였다고 합니다. 뭔가 숨겨진 이야기가 있어 피해자들의 진술도 들어보았지만, 같은 자리에 있던 피해자들 역시 진술이 엇갈리며 검사들 조차 인과관계를 확인하려 하지만 피의자 진술이 필요한 상황에 오히려 피해자 몇 명이 그를 감싸는 이상 행동을 보였다고 합니다. 그 중 한 피해자의 진술을 들어보니 자신들이 잘못을 한거라며 피의자가 감형받기를 바란다는 탄원서까지 제출했다고 합니다.]

 

'도현 오빠... 오빠도 이제... 내가 남자애였단 걸 알아버렸겠지... 왜 나같은 애 때문에... 미안해... 보고싶어 하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오빠가 너무 보고싶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잊고 있어서 미안해... 사랑해서 미안해...'

 

전 눈물이 흐르는 것도 모른 체 마음속으로 미안해만을 외치며 도현 오빠를 그리워했습니다...

그렇게 스치듯 지나간 뉴스속에는 지원언니가 출전한 미용대회에서 세계의 많은 아티스트를 제치고 헤어 부문, 대상 강지원/ 메이크업 부문 우수상 강지원 이라는 타이틀을 얻고 한국 최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는 호칭을 얻으며 강남 유명샾에 스카웃을 받고 있다는 기사도 있었지만 당시에는 보지 못하였습니다.

 

전 광호 오빠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오빠... 저 연희에요. 부탁이 하나 있어서요... 기억은 안나는데 그날 절 구해준 오빠들이 있는데 저 때문에 곤경에 처한 것 같아요... 오빠가 인맥으로 도와줄 수는 없나요...?]

 

답장은 감감무소식이었습니다...

 

전 언니에게도 같은 문장의 메시지를 보냈고,

 

"여~어 보오~ 세~에~요~오!"

 

-안그래도 전화 넣으려고 했어. 광호 오빠 핸드폰 내가 가지고 있었거든...

 

"죄~에~서~엉 하~압니~이다~아."

 

어눌한 말투 때문인지 언니는 말을 잊는 텀이 지나치게 길었습니다.

 

-광호 오빠가 사업에 문제가 생겼는지 핸드폰을 두고 사라졌어. 그 애들은 언니가 도와줄게. 그러니까 넌 신경도 걱정도 하지 말고 잘 쉬고 빨리 나을 생각만 해!!

 

"네에~"

 

-언니 내일 저녁즘에 갈게 잘 쉬구!! 그리고 떡볶이 먹고 싶다고 했다며, 더 맛있고 영양가 있는 걸 먹지...

 

"그으게... 제에이일... 머억.. 고~오 시퍼ㅆ 어~어~요오~"

 

-그래... 너가 뭘 먹는 다는 게 중요하지... 맛있게만 잘 먹으면 됐다... 내일 보자.

 

언니의 차가운 말투는 자해 사건 이후로 듣기 힘들어졌고,

지금은 처음 만났을 때 친근했던 말투와 걱정이 가득 담긴 어투를 더 많이 쓰고 있었습니다.

 

이곳에 처음 왔을 때와 지금의 달라진 것은

창문 밖에 더 많은 경호인력이 붙은 것이고...

또 하나는 해가 질 무렵 빨갛게 드는 물이 더 짙어졌다는 것입니다.

 

정집사의 떡볶이가 도착하고 전 그것을 맛있게 먹었고,

많이 좋아진 움직임 덕에 혼자서도 어설프게 나마 씻을 순 있었지만,

정 집사는 저를 씻기는 것이 즐거운 건지...

사양해도 안된다며 자신에 즐거움을 뺏지 말아달라 간곡하게 부탁하여 결국...

어쩔 수 없이 전 거절하지 못하고 그녀에게 몸을 맡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건 때, 포악하게 생겼던 남자가 제 정조대를 억지로 부숴버렸고, 그때의 사고로 고환 두쪽이 파열되어 고환적출도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의식이 돌아왔을 때 사타구니쪽에 제 고통을 줄여주기 위한 언니의 배려로 국소 마취와 진통제 때문에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고 아랫배의 복통 역시... 고환이 적출 된 후의 후유증이었던 것이었습니다.

 

계약서에 항목들을 몇 가지나 어기게 되었지만...

언니는 자신에 어리석은 선택으로 망가진 제가 가여웠는지...

 

계약서 파기를 야기 하셨지만,

당시에 저는 모든게 귀찮고 무의미함만 가지고 있던 터라 의사소통이 안되서 보류되었고,

건강을 찾고 나서 계약에 대해 다시 얘기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날, 저녁.

 

여러대의 차가 들어와 일사 분란하게 주차된 차에 센터에서 언니가 내리자 10대의 차량에 차 문이 열리고 건장한 남성들이 언니의 주변을 둘러싸고 문앞까지 와 대기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연희야!!"

 

한층 밝아진 표정... 생기가 차오르는 저의 눈동자를 빤히 쳐다보며 언니는 감격한 것인지 안도를 한 것인지 알 수 없는 기쁨을 띈채로 저에게 달려와 끌어 안았습니다.

 

처음으로... 서희 언니의 품이 따듯하다 느꼈습니다...

 

그렇게 언니와 저는 식탁에 앉아 제가 좋아하는 떡볶이와 닭발을 차려 와인을.... 마시는 서희 언니....

 

"후우~ 우리 연희가 좋아하는 떡볶이랑 닭...발을... 한번 먹어 볼까?"

 

서희 언니는 닭발을 처음 접해본 것인지 표정이 떨떠름함을 넘어 소름을 느끼는 것 같은데 저를 생각해서 억지로 참고 입에 가져가는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내 언니의 입속에는 닭발의 뼈가 깔끔하게 발골 되어 나오기 시작했고,

우와하게 닭발을 뜯으며 와인을 마시는 서희 언니...

 

처음만났을 때보다 더 친근한 모습과 밝은 웃음을 보이는 언니...

광호 오빠의 일로 많이 고되었는지....

 

퀭하게 패인 볼살이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언니와 저는 제 방에 들어가 같이 침대에 누워 말 없이 언니의 품에 안겨 있었고, 언니는 제 머리를 빗기듯 손가락 사이로 머리카락을 정돈 하듯 어루만지고 있었습니다.

 

"연희야...?"

 

"네~에? 어언~니이?"

 

"음... 계약서 말인데..."

 

언니가 뜸을 들이며 마음을 가다듬는 것인지 한 호흡 쉬어가며 얘기를 이어갔습니다.

 

"계약 파기하고 언니가 연희에게 위자료 20억을 지급할 생각인데 연희는 어때?"

 

"가~압~자아~ 기~이요오...?"

 

언니의 쓰다듬던 손이 멈추고 저를 돌려 세워 눈을 맞췄습니다.

 

"언니는... 연희를... 이렇게 망가트릴 계획은 아니었어... 지난번 일은 언니의 잘못이 맞아... 그땐 광호 오빠의 피앙새는 나뿐이라고 자만했던 과거의 내가 연희 너란 아이에게 질투를 느꼈나봐... 사실 오빠는 나도 너도 사랑했음에도 육체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너에 대한 애정이 컸다고 혼자 망상을 해버렸던 것 같아..."

 

"오빠아느은... 제에게에... 마알... 해앳서어요오... 자아기이느은 서어희르을 마않이 사아라앙하안다아고오... 저언 어언니이가아 모옷해애주우느은 거얼 대애시인 하아느은 유욱체에저억이인 과안계에 가아트으은 거어라아고오요... 저언 오빠아으이 유욱체에저억 여어자아 이일 수운 이잇서어도오... 서어히이느은 아니이라아고오요...."

 

제 말을 이해한 언니가 눈물 흘리며 말을 이어갔습니다...

 

"20억 위자료는 언니가 너에게 주고 싶어..."

 

"아아니이에요오... 저어도오 계야악으을 지이키이지이 모옷해앴어어요오..."

 

언니는 계속해서 20억 위자료를 주는 대신에 새로운 계약을 맺자고 하였고,

처음으로 제게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언니가 들려준 이야기는... 중학교 시절에 언니는 부모님의 학업 압박에 시달려 잠시 가출했다가...

가리봉동으로 와 달방에서 숨어 지냈다고 했습니다.

 

그러던 중... 

그곳 주변에서 몰려다니던 양아치 집단에게 붙들려 심한 성폭행을 당해 임신까지 하게되었고, 

뱃속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를 지우기에는 그 당시의 언니는 결단력과 강직한 소녀였지만,  한편으로는 한 없이 마음이 여리기도 한 소녀였었다고....

 

막상 배가 불러오고 언니는 나올 때 가지고 온 현금을 다 써버려... 결국 

집으로 들어가게 되었지만 불러오는 배를 본 언니의 부모님은 자식의 미래 걱정뿐이 없었는지 아이를 지우는 것을 강요했고,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애비모를 자식에 모성이 생겨버린 언니는 꿋꿋이 아이를 지켜나가기 위해 자신의 몸에 칼을 들이밀며 부모님을 설득했고, 출산 예정일이 다가와 아이를 낳았지만 아이는 이미 뱃속에서 하늘에 품으로 갔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며 큰 충격에 빠져 우울증에 걸려 학교도 중퇴하고 집에만 박혀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 후유증으로 아이를 갖을 수 없는 몸이 되었다고...

 

떠나간 아이에 복수심...

자신에게 그런 아픔을 겪게 만든 남자들이 미웠던 언니는 남자들을 혐오하게 되었고, 

레즈의 성향이 발현되어 남자 역활인 부치로 여자와만 연애를 하다가... 

집안의 압박에 의해 원래 가족끼리 서로 알고 지내던 광호 오빠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언니가 광호 오빠와 결혼 한 이유는 이러했습니다.

 

예전부터 언니를 짝사랑하던 광호 오빠는...

 

언니의 아픔도...

언니의 정체성도...

자신이 다 품을 수 있다며, 

언니에게 청혼을 하였답니다.

 

언니 역시... 

유일하게 혐오하지 않았던 남자가 바로 광호 오빠였고,

그저 자신만을 갈구하는 이 남자에게 만큼은 마음을 줄 수 있었지만...

몸은 줄 수 없었기에 광호 오빠에게 자신의 모든 이야기를 다들려주어 정을 띠려고도 했는데 오히려... 

그 이야기에 굴하지 않고 마음을 전한 광호 오빠를 보며 결국 결혼을 승낙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언니는 결혼 후에 강남에 바벨탑이라는 호화로운 술집을 차렸고, 이곳은 지하 1층에는 무대와 홀테이블로 이루어진 술집으로 무대에서는 쑈를 선보이는데 아찔한 의상에 무용수가 나와서 유사 성행위에 가까운 춤을 추기도 하고 SM쑈를 하기도 했으며, 손님중에 M이 있다면 살짝 가벼운 노출과 플레이를 보여지며 수치를 느끼기도 하며 그런 취향에 손님들이 모여서 즐기는 술집이었고, 2층에는 VIP들을 모시는 룸방으로 되어 있어서 1층에 무대를 모니터로 감상 할 수도 있었고, 마음에 드는 테이블에 술 값을 지불해주고 자신들에 방으로 초대해 플레이를 즐기기도 하는 그런 곳이었고, 3층부터 4층 이곳은 하나로 연결된 복층 구조로 돔 같은 형식으로 가운데 공백 공간은 무대 같은 느낌으로 언니의 노예들이 플레이를 당하며 각 층 각 방에 다양한 손님들의 명령으로 노예들을 조정하며 플레이를 시키다 손님이 직접 돔 안으로 들어가서 노예들에게 스팽을 하거나 기구를 이용해 괴롭히거나 노예에게 성욕을 풀기도 하며 마음에 드는 노예를 돈으로 사기도 하는 노예 경매장 같은 곳이었습니다.

 

이곳을 차린 이유도 한 편으로는 광호 오빠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남자와 몸을 섞지 않기에 레즈로 여자들과 연애를 하며 스트랩온 딜도를 사용해 성행위를 하던 언니는 오빠와 결혼하면서 바람을 피는 행위는 하지 않기 위해 연애를 대신해 가시지 않는 성욕을 SM이라는 장르의 플레이로 풀고 있었고, 

언니와 오빠 둘다 S성향이었기에 S끼리 파트너를 할 수는 없어서 둘이 같이 노예 하나를 또는 둘, 셋을 같이 조교하며 성욕을 대신해 플레이를 하며 둘만의 정신적인 교감을 나눴고 언니도 마음은 오빠를 사랑했지만 사랑과 별개로 남자에게 몸을 맡길 수 없는 그런 몸이 되버린 언니였기에...

오빠가 다른 여자와 잠자리를 가져도 마음은 자신에게 향해있을 것을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기에 오빠의 씨앗으로 누군가 임신을 해서 아이를 낳는다고 해도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저 마음만은 자신에 것임을 확신했으니까요...

 

언니의 확신은 저로 인해 무너졌고,

언니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제가 정말 죽일년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언니는 저를 처음 영상으로 보고서 왠지 모를 끌림을 받았고,

오빠가 왜 이 아이에게 끌렸는지 이해가 갈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직접 확인하고자

오빠의 핸드폰을 빼앗아 제가 남긴 녹취를 듣고 절 찾아왔던 것이라 말했습니다.

 

오빠에게는 절 망가트릴 거라며 협박까지 해놓고...

막상 눈 앞에서 보니 가슴이 아려왔고 낯익은 느낌? 친숙한 감정?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하였습니다.

 

처음 그렇게 친근한 느낌을 받았던 것이 가식이 아닌 진짜 친근함을 표시한 거라는 것도 놀라웠지만...

언니는 절 보며 죽은 자신의 아이와 비슷한 또래였기에 잘해주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차안에서의 그 천박했던 모습도 사랑스러웠지만,

그날 언니의 키스를 받으며 했던 실수...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언니의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생각해보니 충분히 발작 스위치가 될 수도 있겠다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을 하며 언니를 점점 더 알고 싶어졌습니다.

 

그렇게 지난번 저와의 잠자리에서는 역겨운 느낌보다 남자가 아닌 여자와 하는 섹스처럼 정말 오랜만에 오르가즘을 느껴봤다며, 

그때 제가 미쳐서 언니를 덮친 그날을 잊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서희언니도 많이 외로웠겠구나....

언니의 유일한 남자인 광호 오빠가 나에게 관심을 주었으니 언니가 날 미워할만 했구나...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고,

저도 그런 언니가 싫지만은 않았습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언니의 새로운 계약은 자신의 딸이 되어달라는 것!!!

 

아니... 

저 때문에 오랜만에 오르가즘을 느끼셨다면서요....

근데 딸을 하라구요...??

김언니가 왜그럴까...???? (김비서가 왜그럴까를 최근에 다시 돌려봐서 드립으로 넣어봤는데 혹시 모르실 까봐.. 설명 넣어요!!+_ +)

 

언니와 오빠 사이에 자식이 없으니 저를 딸로 자신의 호적에 넣고 새로운 주민번호를 부여 받아 진짜 친딸로 같이 살자는 것이었습니다...

 

조금 많이 혼란스러웠습니다...

만약 제가 이 제안을 받아 들이게 되면...

저와 광호 오빠의 관계는...

과연 광호 오빠의 의중은 확인하고 저에게 이런 제안을 하는건지...

 

한참을 말 없이 고민하는 저를 언니가 일으키더니 저를 화장대 앞에 앉혔습니다.

 

"연희야! 잠깐 언니한테 너를 맡겨봐."

 

그러고는 제 머리를 빗겨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가위를 들고 앞머리를 언니와 비슷한 스타일로 잘랐고

저를 뒤로 돌려 앉히고는 메이크업 박스를 열어 화장을 해주었습니다.

 

잠시 뒤...

 

"연희야 이제 거울 한 번 봐봐."

 

"어...?"

 

거울에는 쌍둥이처럼 닮아 있는 언니와 제가 있었습니다...

일란성 쌍둥이까지는 아니지만 마치 친자매 마냥...

신기할 정도로 비슷한 이목구비에 언니와 저...

 

"아마 광호 오빠는 너에게서 진짜 나를 본 것 같아..."

 

혼란스러웠습니다. 

나를 자신의 여자로 만들려던 광호 오빠는 정말 내게서 언니를 본 것일까요...?

 

정말 그게 사실이라면...

뭔가 가슴 한켠이 뻥 뚫리는 듯 시원한 감정이 드는 건 왜일까요...?

 

그리고 아무런 혈연도 없는 언니와 저는 어떻게 이렇게까지 닮을 수 있었을까요...?

 

모든 것이 혼란스럽기만 하던 그때...

 

언니의 폰이 요란스럽게 울리기 시작했고, 

전화를 받은 언니의 표정에는 지금 껏 보지 못한 불안함과 초조함이 느껴졌습니다.

 

"그래... 지금 출발할 게... 아가들은... 모두 피신 시켰지...?"

 

떨리는 언니의 목소리...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거친 호흡을 몰아쉬는 낯익은 음성....

그건 아마도 야차인 것 같았습니다...

 

"후... 2층 구석방에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해. 지금 바로 출발할테니까!"

 

언니는 호흡을 가다듬더니 본래의 차갑지만 결단력있는 원래의 언니 분위기로 돌아왔고,

저 역시 무슨 일인지 궁금했지만...

부자연스러운 어눌한 말 때문에 목구멍까지 올라오려고 했던 말을 억지로 삼키며 참아냈습니다.

 

"연희야. 언니 잠시 다녀올게... 빠르면 내일이나... 모레... 늦더라도 꼭 돌아올꺼야. 그리고 이 카드 가지고 있다가 무슨 일 생기면 무조건 여기 이 주소로 찾아가서 거기 사용인에게 이 카드를 보여주면 다음은 그쪽 관리자가 알려줄꺼야. 꼭 기억하고 있어야해... 알겠지!!"

 

저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알겠다는 대답을 전했고, 언니는 빠른 발걸음으로 문을 열고 나가려다 뒤를 돌아 저를 처음봤던 그때처럼 친근하게 웃어주며 문 닫기를 망설이는 듯 저를 지긋이 한 번 쳐다보며 돌아서는 언니의 뒷 모습이 아련하게 느껴졌고, 지금 언니의 불안함 감정이 제 마음에 찌르듯 전해졌습니다.

 

창 밖으로 차를 타고 이동하는 언니의 뒤를 따르는 수 많은 남성들이 각자의 차에 올라타고, 이 집에 배치 되 있던 건장한 근육질의 남자와 씨름 선수 같이 푸근하게 생긴 남자 그리고 날렵하게 잘생긴 도준이라는 남자가 언니의 뒤를 따랐고 차에 두 남자가 차에 올라타고 차 밖에 서있던 언니는 도준의 귀에 얼굴을 대고 무언가를 지시하는 듯 한참 이야기를 하다가 언니가 차에 타자 90도로 인사를 하며 혼자만 이곳에 남았다.

 

그렇게 멀어지는 차들의 라이트 빛이 사라질 무렵...

문자 하나가 들어왔다.

 

[원래 이 이야기를 하려고 왔다가 일이 생겨서 못전해줬네... 전에 말한 아이들한테 변호사 붙여줬고 도현이라고 했던가... 많이 심각한 상황인 것 같더라... 지금 구치소에 수감중인데 어쨌든 재판은 받아야 하고,검사측에서는 그냥 폭행치상죄와 폭행치사죄 사이에서 줄타기하듯 피해자의 식물인간 판명에 대해서 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더구나. 아마 식물인간 판정이 나온다면... 미성년이라도 성인 교도소로 가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해. 그 도현이라는 아이 내년이면 20살이고... 피해자 가족들은 말도 안되는 금액의 합의금을 부르고만 있다고 하고... 일단 합의금은 언니가 해결해줄 수 있는데... 그 아이는 교도소에서 5~10년을 보내야 할 수도 있어... 상대 아이의 관절들이 재기불능될 정도로 꺽어버렸다고 하더구나... 아마도 널 많이 좋아하는 것 같더구나... 차라리 너를 언급하면 선처라도 받을텐데 너의 대한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고해... 그리고 변호사들이 탄원서를 얻기 위해서 도현이 일하는 식당 사장에게도 찾아갔는데 성실한 친구가 안타깝다며 기꺼이 탄원서를 써주는 걸 보니 양아치들과 어울리지만 그래도 성실하고 썩 괜찮은 구석이 있는 아이같더구나.... 연희가 원한다면 언니가 어떻게든 그 아이가 교도소에 가지 않게 해줄 수 있어... 그러니 잘 생각해봐 연희야. 언니의 딸이 되어줄레...?]

 

언니는 진심인 것 같았습니다...

 

[좋아요... 도현 오빠가 교도소에 가지 않게 막아주신다면... 기꺼이 언니의 딸이 되어 살겠어요...]

 

전 망설일 것 없이 답장을 보내 의사를 표현했습니다.

 

'도현 오빠만 무사할 수 있다면... 언니에 딸이 되는 게 뭐가... 어차피 집도 나왔고...난 그집에 친 자식도 아닌데...'

 

계약이 아닌 진짜 딸이 되어 살아주길 바라는 걸까...

 

언니가 했던 말을 되세김질 하듯 곱씹고 곱씹으며 잠이 들었다.

 

 

부산한 소리에 눈을 떠보니 칠흑같이 어두운 길을 뚫고 밝은 조명의 승합차 4대가 다가오고 도준이 가방에 짐을 싸고 있었다.

 

"아가씨... 죄송합니다. 곤히 주무셔서 짐을 다싸고 깨우려고 했는데..."

 

"무우...스은... ~일이에요오...?"

 

 

------------------------------1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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